조니 할리데이 Johnny Hallyday, 프랑스의 마지막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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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프랑스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슬픔에 잠기게 할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프랑스의 "마지막 아이돌 (La dernière idole de la France)"이라 불리는, 슈퍼스타 조니 할리데이 Johnny Hallyday가 7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떴습니다. 그동안 여러차례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위독하다는 설이 나왔음에도 조니 할리데이 본인과 가족들은 이 사실을 부인해 왔었는데, 결국 지난 밤 폐암으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조니 할리데이 Johnny Hallyday는 60년대에 락엔롤 가수로 데뷔했습니다. 조니 할리데이는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청년들을 위한 대중 문화'를 불러온 가수로 평가 받습니다. 조니 할리데이 이전에는 청소년에서 20대로 이어지는 청년세대를 위한 대중 문화랄 것이 딱히 없었는데, 바로 조니 할리데이가 락엔롤을 대중화 시켰다는 얘기죠. 즉, 그 시대 프랑스의 1세대 '아이돌'이었던 셈입니다. 프랑스는 다른 서유럽 국가들처럼 아이돌 문화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각자 좋아하는 장르나 가수를 찾아 들을 뿐이죠. 그래서 그는 '마지막 아이돌'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의 본명은 Jean-Philippe Smet 이지만, 그 당시 영어이름을 쓰던 유행에 따라 Johnny Hallyday라는 예명으로 활동해왔습니다. 60년대에 커리어를 시작해 80년대에 이르며 하나의 문화의 아이콘이 되었고, 최근까지도 활발히 활동해왔습니다. 조니 할리데이는 동시대 분들에게만 사랑을 받았던 것이 아니라, 지금 청년세대 중에서도 팬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전 세대에게 고르게 사랑받아 온 가수 입니다. 그래서인지 조니 할리데이의 건강 이상설이 나올 때부터 그의 장례식은 국가장례로 치루어 질 것이란 예상이 나왔는데요,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벌써부터 이 헥사곤 (프랑스의 영토 모양을 본따 프랑스를 부르는 별칭)이 그에게 어떤 오마주를 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그의 위치를 볼 때 국가적인 행사로 치뤄질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처럼 그는, 그저 그런 한시대를 풍미한 대중문화 가수였던 것이 아니라, 프랑스 뿐 아니라 불어권, 남미에서 60여년간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 공을 인정받아 프랑스 정부에게서 1997년 레지옹 도너 La médaille du Chevalier de la Légion d'honneur 훈장을 수여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80년대 초반, 그 당시 동반자였던 프랑스 여배우 나탈리 바예 Natalie Baye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Laura Smet가 있습니다. 로라 스메는 모델로 활동하다 현재는 연기 활동도 겸하고 있는데요, 연기력으로는 나무랄 데 없는 어머니 나탈리 바예와 가수로서 정상을 지켜온 아버지에 비할 바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의 죽음을 발표한 그의 아내 레티시아 Laeticia와는 미국 생활을 하던 중에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티시아와는 무려 35살의 나이차가 나지만, 많이 알려졌다시피 프랑스에서는 그런 점에 별로 상관하지 않습니다. 레티시아는 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프렌치이고, 10대 때부터 모델생활을 해왔습니다. 레티시아는 예전에 가끔씩 찾아오는 거식증 등으로 매우 힘들었음을 고백하며, 이로 인해 임신을 하는데 있어서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얘기했습니다. 두 사람은 베트남에서 두 딸을 입양했습니다. 

조니 할리데이가 스캔들이나 논란 없이 가수 생활을 해온 것 만은 아닙니다. 프랑스에서 예민하디 예민한 바로 세금과 관련해 한바탕 논란이 있기도 했는데요. 프랑스의 국민가수라고 불려왔던 그가 이미 70년대에 세금과 관련한 이유로 미국으로 이주했고, 2006년 경엔 스위스로 이주했기 때문입니다. 사르코지가 당선되면서 잠시 프랑스로 돌아오기도 했으나, 곧 미국인가 스위스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망 발표 때 보니, 파리 서쪽 근교 지역인 Haut-de-Seine에 있는 자택에서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60여년의 커리어 동안 50여장이 넘는 앨범을 내고 정상을 지켜온 "프랑스의 마지막 아이돌", 조니 할리데이. 프랑스 전역이 그를 위해 애도를 표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인 엠마뉴엘 마크롱 Emmanuel Macron 뿐 아니라, 생전 조니 할리데이와 친분이 있던 (조니 할리데이는 유명한 우파 지지자였습니다) 유명 정치인들, 아티스트들 뿐 아니라, 그의 팬이 아니었더라도 프랑스어권에서는 모두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죠. 

"L'Idole des jeunes (청춘의 아이돌)", "Le French Elvis (프랑스의 엘비스)"로 불리던 조니 할리데이, 화려한 삶을 뒤로하고 오늘자로 영면하게 되었습니다. 팬은 아니었지만, 프랑스에 살면서 워낙 많이 듣고 보고 하던 가수이고 프랑스 대중 문화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나이가 무색한 프랑스의 마지막 아이돌의 영상을 공유하며 글을 마칩니다. 

(*이 노래는 프랑스 가수 미쉘 베르제 Michel Berger 와 협업으로 탄생한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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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지난 9일 치뤄진 조니 할리데이의 장례식은 예상대로 국가적인 행사로 치뤄졌습니다. 중앙 정부와 파리시의 지원을 받아 마들렌 Madeleine 성당에서 세레모니가 거행되었습니다. 프랑스 공영방송을 비롯해 공중파 채널들도 모두 생중계로 그의 장례식과 뒤에 이어진 운구식 행렬을 내보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두명의 전직 대통령 커플과 - 프랑수아 올랑드 François Hollande 와 여자친구인 프랑스 여배우 줄리 가예 Julie Gayet, 사르코지 Sarkozy 와 카를라 부르니 Carla Bruni - 뿐 아니라 현직 대통령 부부인 마크롱 Emmanuel Macron 과 브리짓 마크롱 Brigitte, 현직 총리인 에두아 필립 Edouard Philippe, 현직 파리 시장인 안 히달고 Anne Hidalgo 등 유력 정치인들도 대거 참석하였습니다. 

▲왼쪽부터 줄리 가예, 프랑수아 올랑드, 카를라 부르니, 사르코지

또한, 생전 조니 할리데이와 우정을 나눴던 프랑스의 유명 아티스트들, 배우들, 가수 등이 참석하였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장 르노 Jean Reno, 마리옹 꼬띠야 Marion Cotillard 와 기욤 카네 Guillaume Canet 부부 등도 자리를 지켰습니다.

조니 할리데이의 전 부인 및 동거인, 자식들, 손주들 등 할리데이 가족 모두 첫줄에서 조문객들을 맞이하였습니다. 첫번째 부인이었던 프랑스 여배우 실비 바땅 Sylvie Vartan (조니 할리데이가 실비 바땅과 헤어지고 자살을 시도했을 정도로 매우 힘들어 했다고 한다)과 아들이자 가수 겸 작곡가인 다비드David 부부, 다비드의 자녀들 뿐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전 동거인이자 여배우인 나탈리 바예와 딸 로라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할리데이의 가족들 모두를 한자리에서 보는 것이 쉬운일은 아닌지라 "le clan de Hallyday"라는 이름으로 이 또한 주목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왼쪽부터 레티시아 할리데이와 두 딸, 나탈리 바예와 조니의 딸인 로라 스메, 실비 바땅과 조니의 아들 다비드.

(위의 두 사진 출처: Le Figaro )

무엇보다도 수천명의 조니 할리데이의 팬들은 마들렌 성당 주변부터 콩코드 광장, 샹젤리제 les Champs-Elysées 에 운집하여 조니 할리데이에게 작별인사를 건넸습니다. 특이했던 것은, 조니 할리데이가 생전에 바이크의 팬이었는데, 무려 700여명의 조니 & 바이커 팬들이 바이크로 운구 행렬을 따랐습니다.  

▲마들렌 성당 앞에 운집한 팬들. 

아마 이날 아무것도 모른채 파리를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많이 놀라시고 불편하셨을 것 같다.

▲샹젤리제로 이어지는 행렬과 운집한 조니 할리데이의 팬들.

(사진 출처 : Le Monde )

조니 할리데이의 운구 행렬 비디오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 Le Parisien : Hommage à Johnny 

그는 평소 자신이 좋아했던 프랑스 령 섬이자 캐리비안해에 위치한 상 바텔레미 Saint-Barthélemy에 안장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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