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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는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먹고 마실까?

 

 

다른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종교가 없더라도, 크리스마스는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에게 가족과 함께 보내는 가장 명절이다 (가족 모두가 무슬림이라면 아니겠지만). 프랑스인들은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신정은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통 크리스마스에 부모님 집에서 연휴를 보내고, 1231일은 친구들과 모여 파티를 하며 카운트다운을 한다.


 

그렇다면 보통 프랑스 인들은 크리스마스와 신정에 무엇을 먹고 마실까?

 



집집마다 각자 차이는 있겠지만, 전통적으로 프랑스인들의 크리스마스 메뉴는,

전식 푸아그라,

본식 샤퐁 (거세한 수탉 안에 밤을 채워 만든 요리),

후식 부쉬드노엘 (장작 모양을 디저트),

음료 샴페인

으로 구성된다.

 







푸아그라 Foie gras 는 가장 유명한 프랑스 요리 중에 하나인데, 거위간으로 만든 음식으로, 프랑스인들이 가장 거부하기 힘든 음식 중 하나라고들 한다. 동물애호가 + 비건인 친구들이 가장 참기 힘든 음식 중에 하나라고 뽑을 정도. 다른 때에도 푸아그라를 종종 먹긴하지만, 푸아그라의 가장 큰 시즌은 뭐니뭐니해도 크리스마스이다보니 크리스마스 전 대형 마트에는 푸아그라 전용 코너가 크게 마련된다. 재미있는 점은,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소비가 확연히 줄다보니, 크리스마스 이브 당일 오후에 가면 벌써 할인이 시작되고, 크리스마스 다음날만 되어도 1+1 행사가 진행되곤 한다. 신선 식품이다보니 오랜 기간 보관이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만큼 크리스마스 이후엔 소비량이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전 마트에 설치된 푸아그라 전용 코너. 

브랜드도 푸아그라의 상태도 다양하다.

푸아그라라고 다 같은 방식으로 포장되어 팔리지 않는다.

지방 함량 정도 (개인취향에 따라 지방이 높거나 적은 걸 선호함), 

컷팅 상태 (푸아그라 전체인지 일부 부위만인지 등) 부터, 

꽃소금이라던지 트러플 등등이 함량되어 있는 스페셜한 푸아그라도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푸아그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콩피츄 (잼)과 빵, 향신료 등도 함께 판매된다.

콩피츄는 무화과부터 양파 등이 주로 있고, 

동그랗고 얇은 빵이나 Pain d'épices 빵 데피스라고 불리는 전통 빵과 곁들여 먹어 이들도 쉽게 진열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외에도 Mi-cuit (반만 익혔다는 뜻) 미-퀴 푸아그라를 하는 데 필요한 소금 등도 있고,

좀 더 특별한 콩피츄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소텐 Sauternes 와인으로 만든 구슬 잼도 찾아볼 수 있다. 








푸아그라는 보통 동그랗고 얇고 작은 빵에 푸아그라를 얹고 취향에 따라 그냥 혹은 다양한 콩피츄를 얹어 먹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건, 토스트 된 빵에 푸아그라 + 무화과 콩피츄의 조합.




본식으로 많이 먹는 샤퐁 Chapon 은 거세한 수탉 안에 밤을 주로 속을 채워 구운 요리인데, 밤 이외에 취향에 따라 간, 버섯, 사과 등등을 넣기도 한다. 또는 샤퐁을 따로 오븐에 굽고 밤 소스를 따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맛은 좋지만, 소화하기엔 좀 무거운 음식이라는 사실.




(사진출처 클릭)


우리집에서는 작년에 거대한 샤퐁을 먹고 올해는 다른 음식을 먹기로 했기때문에 사진은 구글에서 검색해서 가져왔다. 





후식으로는 장작 모양을 해서 그 이름을 따서 만든 Boûche de Noël 부쉬드노엘이다. 한해를 보내며 장작과 함께 나쁜 일을 태워 보낸다는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꼭 그런 의미를 담아 먹는다기 보다는 안 먹으면 허전한 전통이랄까.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는 만드시 부쉬드노엘을 먹어줘야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요즘에는 다양하게 변주된 부쉬드노엘도 많이 나오는데, 이번에 우리가 선택한 것은 버터가 듬뿍 들어간 완전 전통 부쉬드노엘.


이렇게 가족들과 모두 모여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나면, 연말은 친구나 연인끼리 보내곤 하는데, 프랑스인들은 보통 새해를 맞이하며 연말에 굴과 샴페인을 마신다. 이곳은 한국처럼 손질 된 굴을 팔지 않기 때문에, 석화굴을 사서 열어야 한다는 난관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우리에겐 굴 하면 무김치+보쌈이 생각나지만, 이곳에선 굴을 버터 바른 빵에 얹어 먹는다. 에샬롯 소스와 함께 먹어도 맛있다. 




▲까는 게 일인 석화굴과 에샬롯 소스. 




▲버터를 살짝 바른 빵에 굴을 얹고, 에샬롯 소스를 살짝 올려 먹는다.




그런데, 연말에 꼭 마셔주는 이 샴페인, 가격이 만만치 않다. 10유로 선이면 질 좋은 와인이 즐비한 이곳에서 아무리 이름 값이라지만, 최소 25유로 이상 줘야하는 샴페인은 좀 너무하다 싶기도 하다. 샴페인 Champagne (프랑스어로는 샴퍄뉴)는 많은 분들이 아시듯이,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으로 그 중 프랑스 샴파뉴 지방에서 생산 된 것만 샴페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의 기법을 샴퍄뉴 기법이라고 하는 것처럼 이 지방이 오리지널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사실 퀄리티에 비해 비싼 샴페인도 많아서 프랑스 인들은 샴페인을 대신해 다른 지방의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을 마시곤 하는데, 그 중 많은 프랑스인들이 추천하는 것은 바로 이 크레멍 Crémant이다! 







크레멍은 '샴페인으로 부를 수 없는 샴페인'인 셈인데, 샴퍄뉴 지방의 샴페인과 같은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진, 프랑스 전통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이지만, 샴퍄뉴 지방에서 생산되지 않아 샴페인으로 불릴 수 없는 것이다. 크레멍은 비싼 가격만큼 실망할 가능성이 높은 샴페인보다 저렴한 가격에 샴페인과 같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26유로를 내고 실망하느니, 10유로 내고 실망하는게 가성비 대비 낫지 않던가. 사실 다양하게 마셔본 결과 10유로 선에서 선택된 크레멍에 실망할 확률은 그닥 높지 않다. 크레멍은 알자스 지방이나 부르고뉴 지방, 보르도 지방 등 와인 산지로 유명한 다양한 지방에서 생산되고, 프리미엄 이름 값이 적은 덕에 샴페인처럼 가격이 사악하지 않다. 



벌써 연말 연초가 지났지만, 다른 중요한 기념일이나 다음번 연말, 연초에 비싸지 않은 샴페인으로 분위기를 내고 싶은 분들이라면, 바로 이 크레멍 도전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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