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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 유럽 / 파리 / 프랑스문화 / 유럽문화 / 문화차이 / 프랑스식문화 / 혼밥 / 혼자밥먹기

 


 

식당에서 왜 혼자 밥을 먹어?”

 

 


일전에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가, 한국과 일본 등에서는 혼밥이 꽤나 유행이라고 얘기를 했더니 프랑스 친구들이 놀랐다는 일화를 들었던 적이 있다. 덧붙여 생각보다 프랑스인들도 남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는 의견과 함께 말이다. ‘혼밥에 대해 프랑스인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적이 없어서 이 일화는 왜 프랑스에는 혼밥이 없을까에 대한 인사이트를 가져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프랑스에서는 혼밥이 매우 드물다. 특히나 혼밥이 외식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더더군다나 보기 힘든 일이다. 프랑스에서도 혼자 사는 가구는 꽤나 있으니, 퇴근 후 집에서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식당에서라면, 누가 봐도 나홀로 여행객인 자들을 제외하면, ‘혼밥하는 사람들을 보기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 프랑스에는 혼밥이 없을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프랑스의 식문화가 가진 사교성 때문이다. 어느 나라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혹은 비즈니스적인 이유로 식사자리를 갖는 것은 일반적이겠지만, 프랑스는 특히 테이블에 앉아 같이 밥을 먹는 것을 매우 중요한 사교활동이자 사회활동 중에 하나로 여긴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혹은 지인들과 아페라티프 (식전)부터 본식, 치즈, 디저트, 그리고 와인까지 곁들이며, 오랜 시간 앉아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부터 가벼운 수다, 각종 주제에 대한 토론을 하며 식사시간을 보내는 것이 프랑스의 식문화이자 사회화 활동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식탁에 앉아 무언가를 함께 먹으며 다양한 주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즐기고 사랑한다. 그래서인지 식사 시간이 긴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말이다.



 

 


(사진출처: Huffingtonpost)




프랑스에 혼밥이 없는 다른 이유 중에 하나는, 프랑스 사람들이 외식을 하는 것은 위와 같은 이유로 단순히 밥을 먹기 위함이 아니라,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인들은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 요리를 해먹는 홈파티를 즐기기도 하지만, ‘외식을 한다면 열에 아홉, 아니 아홉의 반은 사교활동을 위해서이다. 그래서인지 프랑스의 식당들은 회전율을 고려해 장사를 하는 곳이 많이 없고, 손님들이 충분히 시간을 갖고 즐길 수 있도록 서빙이 느린 편이다. 회전율을 고려하지 않아 외식비용이 비싸진다는 단점은 있지만, 싼 값이라도 밥만 먹고 나가는 식의 식당/레스토랑을 프랑스인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1인 가구의 폭발적인 증가관태기등 여러 사회적인 현상과 더불어 한국에서는 빠르게 밥만 먹고 나갈 수 있는 식당들이 즐비하고, 사람들도 식사시간을 길게 잡아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혼밥이라는 문화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요즘에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고깃집과 같이 비교적 긴 시간 자리잡고 앉아 먹어야 하는 식당에서도 혼밥을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의 현대 식문화가 프랑스에 비해 사교활동의 성격을 많이 잃어버린 채 발전된 점도 있고 말이다.

 


 

또한, 프랑스는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사회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반면, 한국 사회에서는 반드시 참여해야만 하는 모임활동들이 (분위기상) 강압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혼밥으로 표출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직장에서의 야유회나 회식이라던지, 학교 과 내에서의 모임 등의 수도 현저히 적을 뿐 아니라, 1년에 한 두 번 있는 이런 성격의 모임에서도 참석여부는 개인의 자유에 달려있다. 가지 않아도 사회적인 불이익이랄 것이 없고, 사람들 또한 의무라고 생각하는 모임 자체가 없다. 꼭 가야 하는 자리랄 것이 많이 없다 보니, ‘혼밥이라는 현상으로 밥 먹는 시간만이라도 혼자 있고 싶다사회 관계에서의 관태로움을 표현하는 자들이 적은 것이 아닐까 싶다.

 


 

정리하자면, 프랑스에서 밥을 먹는 다는 것특히나 외식을 한다는 것은 사교활동이자 사회활동이기에 프랑스에서 혼밥을 찾아보기 힘들고, 그렇기에 눈치를 본다기 보다는, 이러한 외식=지인들과의 사교모임'인 프랑스인들에게 혼밥이 놀라움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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